대산칼럼

국내 보험회사의 ESG 경영과 지속가능성장
글쓴이 관리자

날짜 21.07.21     조회 36


국내 보험회사의 ESG 경영과 지속가능성장

이순재(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2020년은 ESG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폭발한 해였다. 코로나 팬데믹이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코로나19로 야기된 환경 및 생태계 파괴에 대한 우려, 소득 및 사회 양극화의 심화 등은 기업들이 ESG 경영을 앞다투어 표방하도록 만들었다. 2021년 국내 주요 기업 CEO들의 신년사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ESG 경영이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년이 ESG 경영의 원년이라 할 수 있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ESG 요인을 투자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ESG 투자와 맞물려 이제 경영과 투자에 있어 핵심적인 사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ESG 경영이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의미한다. 즉, ESG 경영이란 기업이 이윤추구라는 재무적 활동을 넘어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 등 비재무적 요소도 경영의 일환으로 삼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기업의 주인을 주주 이외에 임직원, 소비자, 협력업체, 지역공동체 등까지 포괄하는 광범한 이해관계자라고 보고 이들 모두를 위해 민주적이고 투명한 거버넌스(의사결정시스템)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가 제시한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에서 출발하여 등장한 개념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며, 2006년 유엔의 책임투자원칙(PRI) 발표 이후 연기금 등 투자자들이 사회적책임투자(SRI) 참여를 선언하며 지속가능한 투자를 위해 기업의 비재무적 가치를 평가하기 시작한 것이 ESG 경영·투자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ESG 경영의 핵심은 투자전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내 기업의 ESG 투자에 대한 관심과 참여, 포트폴리오 구축에 대한 ESG 투자의 역할은 보험회사, 특히 손해보험회사들 사이에서 증대되었다. ESG 투자 분야에 생소한 보험회사가 취한 접근방식은 처음에는 보험회사가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가장 적절한 ESG 체계를 생각해낸 다음, 그것이 다양한 경우의 의사결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역사적인 분석을 통해서 보면 ESG를 포트폴리오에 통합하는 것이 도덕적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와 뉴욕과 같은 일부 주에서는 규제의 초점을 ESG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으며, 해당 주에 본사를 둔 보험회사들은 이를 주시하고 있다. 또한 새 행정부가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 다시 가입하는 등 ESG 정책을 옹호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규제당국과 정부가 주도하는 고려사항이 증가할 수도 있다. ESG 이슈를 고려하고 그에 근거하여 경영하는 기업을 더 높게 평가하고 선호하는 특정 유형의 고객(예를 들면, 밀레니얼 세대)을 유인하는 측면에서 ESG를 마케팅 기회로 보는 보험회사도 있다. 특히 유럽의 보험회사들은 ESG와 관련하여 선도하고 있으며, 그러한 고려사항을 전사적으로 통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⑴

 

이와 관련하여 금년 2월 국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ESG 경영을 하겠다고 공동선언을 했다. 보험업계 사장단은 ‘ESG 경영 선언문’에서 소비자·주주·임직원이 함께하는 ESG 경영으로 보험산업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보험의 안전망 역할 제고와 사회공헌을 통하여 포용금융을 실천하며, 온실가스 감축 및 저탄소 경제 전환 노력에 동참하고, 에너지 절약 등 친환경 문화 확산 및 신뢰기반의 금융인재 양성과, 윤리·준법경영 등을 통한 투명한 기업문화 조성 노력 등을 실천과제로 제시하였다. 이에 발맞추어 정부 차원에서도 보험산업의 ESG 경영·투자 활성화를 위하여 경영실태평가에 ESG 경영·투자 인센티브를 반영하고, 적극적으로 보험회사의 경영과 문화를 개선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   보험산업의 신뢰제고 및 지속성장을 위한 ESG 경영 선포식 _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보험업계의 ESG 경영 선포식 이후 교보생명은 금융계열사들과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전 세계적 탄소중립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지난 5월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앞으로 교보생명과 금융계열사들은 이번 선언을 계기로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하여 발행하는 채권도 인수하지 않으며 신재생 에너지 등 ESG 요소를 고려한 친환경 관련 투자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시설, 그리고 해외 ESG 상장지수펀드(ETF)와 펀드에도 투자를 확대해 전체 투자규모 중 사회책임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10%에 육박하며, 이 중 친환경 금융투자의 비율은 41.9%까지 높아졌다. NH농협생명은 ESG 경영 실천을 위해 지난 6월 사단법인 생명의숲과 함께 도시숲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하였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NH농협생명에서 전달한 기부금은 서울 홍은사거리 교통섬 내 숲 조성에 사용될 예정이다. 교통섬 내 숲 조성은 도심 내 소규모 유휴공간을 녹지로 활용해 차량 미세먼지 및 도시열섬현상으로 열악해지는 도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교통섬 숲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ESG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서, 시민과 고객에게 생활권녹지를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특히 보험업계가 ESG 경영에 동참하고 지속가능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보험업계의 이러한 노력에 한마디 보탠다면 ESG 경영을 한시적인 사회적 캠페인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현재 ESG 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글로벌 기업들은 오랜 기간 사회 및 환경 이슈에 민감하고 민첩하게 대응해 왔다. 기업의 ESG 성과는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비즈니스 상에서 사회적 및 환경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접근하고 있다.

 

ESG 경영의 우수사례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인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Patagonia)’가 바로 그런 경우다. ‘우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사업한다.’는 파타고니아의 사명처럼 제품의 전 과정에서 환경적·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비즈니스를 추구하고 있다. 원재료는 유기농·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하고,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래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한다.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친환경 소재는 오픈소스로 공개해 환경보호와 기업 재무가치 창출의 양립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또한 파타고니아의 해외 진출은 단순한 규모 확장이 아닌 그 지역이 직면한 환경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즈니스로서 의미를 찾는다. 제품판매 과정에서는 지속가능한 소비, 윤리적 소비를 강조하는 광고를 통해 사회적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매년 매출의 1%는 지구를 위한 세금 명목으로 환경을 위해 사용한다. 파타고니아는 창립 후 30여 년간 이러한 ESG 경영을 꾸준히 실행해 왔고, 의식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두터운 마니아 고객층을 확보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제 우리 보험회사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단기적 관점에서 현재 맞닥뜨린 규제적 차원의 ESG 경영활동을 찾아 검토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우선순위 과제를 도출해 이행해야 한다. 규제를 넘어 보험산업이 직면한 ESG 우선순위 이슈에 대해 단기, 그리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ESG 경영활동도 찾아내야 한다.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은 하루아침에 등장하지 않았다. 우리 보험회사들도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ESG 경영을 추진할 것이 요구된다. ESG 경영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⑴ Property Casualty 360°, 2021. 2. 26.

⑵ 온누리(2021), ESG 경영성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나라경제」 2021년 6월호, KDI 경제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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