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참 만남 인터뷰_칠장(안소라)
글쓴이 관리자

날짜 20.12.11     조회 252




 

국가무형문화재 113호 칠장(漆匠) 이수자, 안소라 작가를 만나다.

 

 

글·사진 : 이종원(서울신문 선임기자) 

 

 

 검거나 붉은 바탕에 화려한 자개 장식의 보석함이나 장롱을 떠올리게 하는 ‘옻칠공예’. 

 최근 우리 옻칠이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예술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색감과 모양도 현대적으로 바뀌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13호 정수화 칠장(漆匠)의 이수자인 안소라 작가는 ‘옻칠’을 현대 감성으로 살려내, 편하게 즐기는 생활 공예로써의 메신저 역할을 추구하는 현대작가이다.

 

 본래 대학에서 문화재보존처리를 전공한 작가는 옻칠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전칠기를 주제로 과제를 하던 중 마치 숨은 그림을 찾듯 옻칠에 담긴 매력을 찾아볼 수 있었어요”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정수화 칠장의 제자가 된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작가의 옻칠 인생은 시작되었다. 이수자가 되기까지 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스승 밑에서 옻칠을 배우면서 옻칠만이 아니라 나전 그림 도안, 나전 기술까지 배울 수 있었다. 

 

 옻칠의 대중화를 위해 독립적인 행보를 하고 싶었던 작가는 이수자가 된 이후에 ‘멋질’을 창업한다. 멋질의 이름은 순 우리말인 ‘멋’과 ‘짓거리’의 합성어이다. “전통공예를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발상과 기술개발을 통해 현대적 추상미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멋질’의 첫 번째 제품은 ‘옻칠을 한 전자기타’다. 조금은 파격적인 콜라보가 내 놓은 이 작품에서 “전통 공예기법인 옻칠을 어떻게 하면 현대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하는 작가의 고민을 잘 읽을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발상을 근간으로 옻칠공예를 현대인의 취향과 생활방식에 맞는 새로운 공예기법을 개발하고 연구하고 있다.

▲   「국화문흑칠 합」칠장 안소라 작가의 작품

 

▲  「국화문끊음질합」칠장 안소라 작가의 작품

 

 작품의 제작은 ‘백골’을 만들고 사포로 면을 다듬은 다음 생칠, 정제칠, 건조 등의 반복되는 공정을 거친다. 칠을 입힐 기물인 ‘백골’은 목수에게 제작을 의뢰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독립적인 작품제작에 한계를 느낀 작가는 손수 백골을 만들 기법을 연구 중 이다.

 작가는 “창업을 하게 되면서 옻칠이 왜 좋은지 모르는 고객들이 의외로 많은데 놀랐다”며 1,000년 넘게 한약재와 도장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우리 옻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특히 도장재로서의 옻은 일반 도료와는 크게 다른데 3차원 구조의 견고한 고분자 도막을 형성하여 세월이 지날수록 강하고 아름다운 색을 발현한다는 것이다. “화학 물질, 염분 등에 강할 뿐만 아니라 멸균 작용도 하는 등 칠에 대한 효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작가는 식약처의 테스트를 거친 스승의 재료만을 사용해서 작업을 한다. 

 현재 커트러리 중심으로 생활용품, 식기류 등으로 작품 활동을 하지만 옻칠이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종류를 선정하는 폭을 넓힐 계획이다.

 

옻칠 작업에 쏟는 정성 또한 대단하다. 

 “제품 하나 만드는 데 보통 한 달 반 이상 걸립니다” 아홉 번 이상 옻칠을 하려면 당연히 들어가야 할 시간이다. 그러다 보니 한두 번 옻칠 흉내만 내는 저가의 옻칠 제품이나 수입산과는 가격경쟁을 하기가 어렵다. 

 작가는 “일본만 해도 고객들의 목기를 좋아하는 취향도 있겠지만 공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가격이 비싸도 사야 할 제품은 꼭 구입을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개인 옻칠공방에 대한 관련기업이나 공공기관의 후원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작가가 추구하는 목표는 ‘옻칠의 대중화’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품격 있는 옻칠 제품을 사용해 봤으면 합니다” 

 

▲ 「전자기타」칠장 안소라 작가 작품

 경험을 해 봐야 ‘시간이 흐를수록 색이 피어나는 특징’을 갖고 있는 옻칠의 진정한 가치와 매력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작가는 지난 10월 국가무형문화재 공예 분야 이수자 5인이 참여한 ‘창의공방 레지던시’과정의 성과물을 영상화한 전시회 ‘이공이공(利空貽工), 이로운 공간에 장인의 손길을 남기다’를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에 공개한 바 있다. 전통공예 기술을 활용해 현대 생활에서도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처럼 클라이언트의 정확한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은 작가만의 강점이다.

 안 작가는 “처음에는 내가 느낀 좋은 점을 더 열정적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특정 부분들에 에너지를 쏟았다” 면서 상대적으로 ‘옻칠의 대중화’라는 목표가 생긴 지금은 “작품 전체의 흐름에 따라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가 안소라 작가의 손을 거칠 때, 더 많은 고객들은 전통 색감이 주는 심리적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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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산신용호기념사업회는 전통문화의 창의적인 해석과 새로운 시도로 무형문화유산을 지켜나가는 젊은 전승자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함께 공감하고,  우리 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참 만남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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